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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의 기원 (막집 ~ 맞배,모임지붕)

폿헷호 2024. 6. 9. 15:44

 
구석기 시대, 인류는 수렵과 채집을 위해 이동생활을 했다. 평소에는 동굴 등지에서 생활했지만, 사냥을 나가거나 거주지를 옮길 때에는 야외에서 잠시동안 거주할 임시주거를 만들어야 했다. 주변에 있는 제한된 자원으로 빠르게 만들어야 했으므로, 간단하면서도 안정적이여야 했다.
 

복원된 구석기시대 막집 (공주 석장리박물관,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그들이 사용했던 방식은, 땅에 나뭇가지를 꼽아서 원뿔형의 구조를 만들고, 그 위를 가죽이나 풀로 덮어 집을 완성하는 것이였다. 이것이 바로 막집이다. 짓기 쉬우면서도 삼각형 구조로 안정적이고, 자연스럽게 사방으로 경사면이 형성되어 비나 눈을 대비하기에도 효과적이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 신석기 시대가 되면서 인류는 정착 생활을 시작한다.
 

왼쪽 : 복원된 움집 (서울 암사동 유적 주거지 복원 모습,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 오른쪽 : 움집의 단면도(?)

 
이제는 잠시 지내다 버리고 떠날 임시주거가 아닌, 오랫동안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집이 필요했다. 집의 구조 자체는 막집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하나 커다란 변화가 있었으니, 바로 아래쪽으로 땅을 판 것이다. 지면 아래로 내려감으로써 바람과 추위를 효과적으로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러한 형태의 정착형 주거를 움집이라고 한다. 구멍을 파고 산다고 해서 수혈주거(竪穴住居)라고 부르기도 한다.
 


 
움집은 신석기를 지나 청동기에도 이어진다. 사회가 발달하면서 더 크고 효율적인 공간이 필요해지자 움집의 형태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그 중 하나로 반움집의 등장이 있다.
 

 
내부의 높이를 확보하기 위해 기존에 땅속에 있던 벽을 위로 확장시킨 반움집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땅에서부터 벽체가 솟아오르면서 지면에 박혀있었던 천막 부분이 밀려 공중으로 떠오르게 되고, 그것이 그대로 지붕 되었다. 이것이 지붕의 기원이다.
 


 
또 하나의 변화는,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위해 집터가 점점 원형에서 사각형으로 변화했다는 것이다.
 

 
평면의 변화에 맞추어 지붕 형태는 크게 두가지 양상으로 발달하게 된다. 기존의 원뿔형 구조에서 그대로 이어져 사방이 폐쇄적인 형태의 모임지붕. 그리고 길쭉한 면을 따라 삼각형이 일렬로 나열되어 양쪽 끝이 개방적으로 열린 맞배지붕이다.
 


 

독일의 모임지붕 / 그리스의 맞배지붕(Pixabay) / 한국의 맞배지붕 (강릉 객사문)

 

이렇게 모임지붕맞배지붕은 원시 주거에서부터 자연스럽게 이어져 온 가장 경제적이면서도 안정적인 구조로, 강수량이 어느 정도 이상이 되어서 경사 지붕을 만들어온 모든 문화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된다.
 


[참고문헌]
성대철, 「팔작지붕의 가구법과 특징에 관한 연구」, 조선대학교, 2008 
 
* 부정확하거나 어긋난 내용이 있다면 너그러이 봐주시고, 언제든지 댓글로 지적 환영하고 있으니 많은 의견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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